<라디오 작가 이혜경의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인천공항 공동체 글쓰기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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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9-09 23:53 조회34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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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작가 이혜경의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인천공항 공동체 글쓰기 경험>
봄이 익어 가고 있었다. 또 한 번의 찬란한 봄일 거야. 라는 생각을 하던 어느 날, 문득 전화한통을 받았다.
‘꿈꾸는 마을’과 함께하는 그림 교실에 참여하지 않겠냐는 전화였다. 나는 작년에 민화를 일년 동안 배웠다. 내 본업을 위해서 그만 뒀지만 그림에 집중해 있던 시간도 즐거웠기에 민화선생님의 제안에 ‘네’라고 답을 하고 신청안내를 받았다.
그런데 문득 그 안내에 인공지능과 함께하는 글쓰기 교실이 있다는 부분이 눈에 크게 들어왔다.
앗. 이거야 . 내가 원하던 것.
드디어 글쓰기 교실이 시작 되었다
인천공항공사에서 사업을 맡아하게 된 ‘꿈꾸는 마을’에서 시행 하는 글쓰기 교실.
강사는 더욱이 꿈꾸는 마을 대표 정창교님이라고 한다. 국민일보를 정년퇴직 했다고 한다.
조금 들뜬 마음으로 첫 시간에 강의 시간 보다 좀 빠른 시간에 강의실인 영종도서관 지하 소극장에 도착 했다.
강사님과 보조강사님도 이미 도착해 있었고 출석에 싸인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첫 시간은 서로간의 인사와 인공지능을 폰에서 찾느라고 웃음과 한숨이 뒤섞여 나오고
마침내 AI를 찾아 사용하는 법을 설명 들었다.
AI가 글을 써준다니 신기하긴 했지만 이거 원 이러다가 내가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다.
짧은 강의 시간을 뒤로하고 돌아와서 AI에 글을 명령하여 만들어 보았다. 글을 쓰는 것이 업인 나로서는 너무 비슷비슷한 사무적 글이 만들어 지는 것이 그다지 썩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분들에겐 잘 찾으면 어쩌면 조금쯤은 위대한 글이 탄생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무엇을 글로 쓸 건지 정해야 했다. 나는 진작부터 생각 해 둔 글 소재가 있어서 그것으로 쓰기로 작정을 하고 두 페이지를 써오라신 대로 적기 시작 했다.
내가 쓴 글과 AI 가 만들어 주는 글들을 비교하며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두 번 째 시간, 지난 주 보다 두 분이 더 오셨다.
다른 분들과 두 페이지 써온 것을 나누어 읽으며 감상을 이야기 했다.
다른 분들의 글을 주로 사실적 이야기에 기반을 해 자신의 이야기를 쓰신 것에 반해 나는 너무 소설적으로 썼나? 생각 했다.조금 혼란이 왔다.
강사님께 여쭸다. 이 번 작업이 사실적으로 일대기나 기사처럼 쓰여 져야 하나요? 아니면 소설처럼, 에세이처럼 적어도 되나요?
상관없다는 대답에 안도하고 돌아와 내가 쓰는 글과 AI에게 부탁해서 나온 글과 비교를 했다. 이 재미가 쏠쏠했다.AI는 사실과 역사관계등 주변관계까지 정통하게 꿰뚫어 줄줄을 알고 있었다.
글을 쓰다가 역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기초를 두고 적어야하는 문장들이 있는 책이라면 AI에게 많이 물을수록 다양하게 이용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아파 한 주를 결석 했다.그동안도 바쁜 시간 틈틈이 AI가 써주었다는 책들을 찾아보고 글을 썼다.
결석 후 참석한 강의 시간에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눈물을 흘리시는 분을 보게 되었다. 처음엔 마음이 가라앉았다.
나 하나만의 문제로도 벅차다고, 요즘의 나는 슬픈 이야기를 별로 듣고 싶어 하지 않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거듭되는 강의 시간 속에서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나 혼자 나의 아픔을 가지고 있을 때와 그렇게 말하고 마음을 털어내고 나면 한결 홀가분해지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내 마음을 드려다 보았다.
지금 내 마음의 모양은 어떨지..
그래도 나는 내 이야기를 소설처럼 적어낼 뿐. 굳이 내 형편과 상황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때로는 그 주 글을 써오시지 못하는 분들도 계셨고 AI사용법에 대해 아직도 힘들어 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강사님의 1:1 찾아가는 강의 서비스로 폰에서 이용하는 것에 곧 익숙해질 듯 했다.하지만 AI에게 나의 상황을, 내가 쓰고 싶은 것을 명령 하는 것을 더 낯설어 하시는 듯 했다. AI도 친구처럼 익숙해져야 할 터..
같은 내용의 글귀도 여러 번 요구하여 그 글들을 비교하며 선택해서 내 글을 만들어야 하는 것에 어색해 하시는 것 같았다.
나는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은 AI에게 글을 맡기기보다는 일단 내가 글 전체를 써내려가기로 했다. 그리고 그 글을 나중에 AI에게 물어 내 글과 비교하는 놀이를 계속 했다.
중간에 글 쓰는 방법을 조금 수정 했지만 한동안 미뤄뒀던 글을 마칠 수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영종도와 인천공항과 관계된 경험들에 기반을 둔 것이었다.
사실 영종도에 와서 살기 시작한 것이 벌써 8년차이지만 영종도의 역사나 공항 곁에 살아간다는 것에 큰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었다.
‘그저 영종도가 참 좋다. 그래서 이사 갈 생각을 못하겠다‘라는 생각만 하며 나날이 빼곡해지는 건물들 사이에서도 놓지 않고 있었다.
이 곳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고 있었다.
내 개인적인 생활이 버거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글쓰기 교실을 통해 얻은 것. 사람들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더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 글로 표현해낸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누구나 자기가 살아온 걸 얘기 다 하면 영화도 만들 수 있고 소설 한편 제대로 나올 것이라고 말한다.
행복은 자기가 잡은 기준 만큼이라 자기기준을 낮추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그런 말을 함부로는 하지 말아야 한다.
영종도에도 자신의 지나온 삶에 애닮아 하며 살아갈 길을 눈물겹게 찾고 있는 사람도 있고
혼자라는 외로움에 사람의 말소리를 하루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고 더욱 장애를 가졌거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을 찾아 도우려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 일을 말없이 실천하고 계신 분도 많았다.
또한 다문화인들의 삶에 대해서도 많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여러 가지 복지정책과 개인의 관심과 연구와 노력이 이러한 삶들을 발견하여 이야기를 만들어 주고 나누다 보면 그 분들께 꼭 필요한 도움의 손길이 연결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글쓰기 공동체 사업 같이 자신의 상황과 입장을 표현해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에 한동안 골몰했다.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적인면만 소유했던 나는 한여름의 열정적인 더위 속에서 내 안의 영혼이 조금은 움직이고 있음을 발견 할 수 있었다.
복잡하고 활발한 활동을 통한 나 자신의 치료와 분위기 변화도 좋겠지만 자신의 안에 있는 것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글로 표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그것이 더욱 책으로 발간까지 된다면 자존감에도 대단히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도 이번 글쓰기 교실에 참가 해 책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자신의 마음을 무엇이라 표현해야 할지 알 수 없을 때 AI가 그런 상태를 표현해낼 단어를 찾아 주기도하고 감성적인 문장으로도 표현해 주면 자신을 개발 하는데 열심을 갖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이웃한 공항과 이어진 사연과 영종도와 그 사연 속에 있는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지고 온 마음으로 서로의 형편을 살피며 생활해나갈 틀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운 봄 속에서 개인적인 감성과 욕심에서 시작 됐던 글쓰기 교실에서 나는 이러한 것들을 얻었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지역사회를 위해 애쓰는 다양한 문화 행사나 프로그램.
그리고 그 것들을 위해 이름 없이 봉사하는 손길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AI가 얼만큼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고 한다.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자로 실무에 임하고 있는 분의 말로는 곧 편하고 편한 생활이 시작 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글을 쓰는 저로서는 AI는 AI만의 역할을 , 사람은 사람의 역할을 잘 하며 생활과 삶에 유익하기를 바래본다.
10주간의 글쓰기 교실을 통해 내게 없던 소양을 얻게 된 것 같아 나는 만족한다.
언젠가는 내 이야기를 글로 표현하거나 나도 다른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나를 터놓는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또 다른 형태의 글쓰기 교실도 있기를 바래보며 이번 글쓰기 교실을 이끄신 정창교 대표님께 감사를 전한다.
2024.9.9.(월) 이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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