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국제도시에서 배운 민화그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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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9-14 22:09 조회28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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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국제도시에서 민화배우기
정의원(발달장애인 미술작가, 제2회 국민일보 아르브뤼미술대회 수상작가)
영종국제도시는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나의 성장을 지켜본 곳이다. 인천국제공항과 함께하는 공동체회복 미술교실에 참여해 민화를 배웠다. 서양화와 다른 기법을 통해 천연 돌가루를 사용하는 방법과 소의 뿔에서 구하는 아교를 활용하는 방법도 익혔다. 8월에는 전시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작품을 선보였다.
올해 1월은 첫 개인전을 열었다. 60여점의 작품 중에서 추상화에 대한 관심이 컸다. 외교관 출신의 여의도순복음교회 임대택 목사 등이 50호 크기의 작품을 첫 구입한 시점이기도 하다. 이 작품은 순복음대학원대학교 동문예배가 매월 개최되는 강서구 등촌동 서울순복음교회에 소장되어 있다.
1월 30일에는 제2회 국민일보 아르브뤼 공모전에 출품된 추상화 '산'이 뽑혔다.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26일까지 인사동 KCDF갤러리에서 작품을 전시하였다.
오는 10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는 인천 서구 청라블루노바홀 전시장에서 서구 아트페어에 5점의 작품이 출품된다.
나는 어릴 때 화실에 가면 붓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물통에 있는 물을 붓으로 흔들어보곤 하였다. 나의 그림 재능이 나타난 것은 코로나19 당시였다. 대면 전시가 어려운 예술대학에서 비대면 전시의 하나로 온라인 전시회를 연 것이다. 붉은 노을이 있는 등대를 그린 작품이다. 물감이 끈적끈적 달라붙는 것을 견디기 어려워하는 때도 있었지만 3시간 정도 몰입해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2022년 8월 공항철도 운서역에서 열린 서해평화도록 축제 전시회를 시작으로 같은 해 8월 인천경제자유구역 2층 G갤러리에서 개최된 발달장애인 청년작가 9인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현대엔지니어링 미술작가로 취업하였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는 작가 어머니의 감격스러운 메시지가 나온 것도 이때였다.
나는 2003년 재미교포 새러에드워즈의 초청으로 볼티모어의 케네디-크리거센터를 방문하였다. 케네디대통령이 가족 중 한명이 발달장애인으로 태어난 것을 세상을 알리고, 당시 큰 돈을 번 크리거가 기부금으로 이를 뒷받침해 만든 미국 최초의 발달장애인 전문병원이 탄생한 것이다.
사회권 선진국이라는 논의가 우리나라에서도 본격화되고 있어 반갑다. 장애를 가진 자녀가 태어나더라도 존엄한 인간으로 살아가기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미국 방문 당시 볼티모어의 한 장애인센터는 정부지원과 기업의 기부금을 융복합해 홍보국을 따로 둬 외국에서 방문하는 대표단을 안내하였다. 센터장이 일하는 방에는 전신마비 장애인이 머리에 스틱을 쓰고 부재 중인 센터장에게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 간단한 메시지를 메모하는 것만으로 급여를 받고 있었다. 이 센터는 나에게 헝겊 100개 묶음을 가져와 블루를 선택하자 같은 색깔을 또다시 골라내는 지를 파악하는 것부터 나의 특성을 살펴보고 나의 미래 직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였다.
지금도 영종국제도시에는 문화예술체육을 통해 직업활동을 하고 싶다는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성악을 배우고 싶다는 요구를 확인하였다. 꿈꾸는마을 활동지원기관을 통해 확인된 초등학생의 요구가 초 중 고등학교로 이어져 성인이 되었을 때 예술인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그 꿈을 키워줄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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